직장생활 드라마 추천 오피스 시즌2부터 시즌9까지
미드 ‘프렌즈(Friends)’를 정주행한 후에 NBC도 침체기였고, 나도 미드 침체기일뻔 했던 차에 만난 코미디 미국드라마 오피스(The Office)를 만났다. 그런와중에 시즌1은 꾹 참고 보면 나중에 정이 들어서 시즌2를 보게 되고 그 이후로부터는 쭈욱 보게 된다고 더 오피스에 열광하는 팬들이 조언을 해줬다.
1시즌 중간에 포기
하지만 오피스 시즌1은 도무지 재미없어서 못보겠고, 20분 조금 넘는 에피소드가 6개밖에 되지 않는 시트콤이지만 보는 것 자체가 고역이었다. 특히나 기존에 있던 형식이 아니라 모큐멘터리라고 해서 미드 안에 있는 인물을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하니 몰입을 할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미드 방황기를 맞이했고, 이곳저곳을 다니면서 추천받은 위기의 주부들이나 로스트, 그레이 아나토미 등 다양한 작품들을 봤지만 역시나 내 취향이 아니었고, 지금까지도 저 추천받은 것들은 내 취향이 아닌걸로 판명이 났다.
돌고돌아 다시 오피스로 돌아오니
대학교 공강시간에 심심하긴 하고. 영어듣기는 그때부터 꾸준히 듣고 있는 상황에서 생활 미드가 영어듣기에 최고라고 인식하고 있던 나는 다시 오피스로 돌아왔다. 물론 시즌1은 건너뛰었다.
근데 오피스 시즌2 1화부터 내 웃음포인트를 건드리기 시작했다. 마이클 점장(이라부르고 마점장이라고 읽는다)은 점장이지만 이 종이 회사의 사무실 내에 있는 회사원들에게 애정을 느끼고 싶은 애정결핍남이자, 바보 멍청이인데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방식이 웃기기 시작했다.
마점장 밑에서 일하고 있는 사원 오스카가 동성애자임을 알고서는 옆에 있는 딸랑이 부하라고 할 수 있는 ‘드와이트’로 하여금 ‘오스카’가 게이인지 아닌지 판별할 수 있는 법이 없냐고 하는 것에서부터 오스카가 마점장의 시대착오적인 행동으로 몹시 불쾌해서 뛰쳐나가려는 순간 미안하다며, 나는 모든 사람을 포용한다는 듯이 오스카에게 뽀뽀까지 감행하는 모습은 너무나도 우스꽝스러웠다.
뒤로 이어지는 인터뷰장면에서 본인의 심경을 밝히는 부분도 회를 거듭할수록 오히려 더 몰입이 되어서 그 사무실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진짜로 회사원이고 인터뷰도 일반 다큐멘터리처럼 하는 것 같았다.
웃긴 회사 인간들의 군상
웃기는 놈은 한둘이 아니었다. 일단 점장이지만 애정결핍에 눈물도 많고 마음이 여리다고도 할 수 있는 이 마이클 점장은 젠이라는 여자인 본사의 직장상사에게 자꾸 성적인 장난을 치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지만, 카메라에 비치는 젠과 안내데스크의 팸은 황당하고 어이없다는 듯한 표정을 보는 시청자와 눈을 마주치면서 ‘이사람 왜이래?’라고 하는 무언의 신호를 보내기도 한다. 거의 마이클 쇼라고 할 수 있는 시즌초반은 이 한 놈으로 다양한 사무실에 일어나는 해프닝을 웃음과 말도 안되지만 그래도 재밌는 시간으로 채워주는 인물이 바로 마이클이다.
또 이 어이없는 자에게 복종을 하면서 없는 직책인 부지점장을 스스로 달고 있는 드와이트라는 인물은 옆에 훤칠하게 앉아서 일만 할 것 같은 짐이라는 남자와 동기인데, 서로 톰과 제리 역할을 맡고 있다. 둘은 입사 동기로써 드와이트와 짐은 드와이트 혼자 으르렁거리고, 짐은 그게 재밌어서 더 으르렁거리게 만드는 재치있는 게임을 매번 개발한다. 이 지겨운 종이회사라는 곳에서 짐에게는 드와이트를 놀리는 재미에 회사를 다니는 듯한 인상도 준다.
여주인공인 안내 데스크에서 일하고 있는 팸은 그런 짐과 함께 드와이트를 골탕먹이는 데에 일조를 하면서 둘의 감정이 친구와 연인사이로 가는듯하지만, 이 시트콤이 시작하고나서부터 팸에게는 이미 지하에서 종이배달업무를 맡고 있는 덩치 큰 놈과 약혼을 한 상황이다. 근데 처음에는 마점장의 재미로보면서 부수적으로는 짐과 팸의 감정이 싹트고 있다는 게 보여서 결과가 궁금해서 나도모르게 다음 회차를 또 누르게 되더라.
주인공 마점장의 매력
그렇게 쭈욱 보다보면 마점장에게 왠지모르는 감정이입이 된다. 흑인을 비하하지말라면서 그럴줄 알았다고 하는 모습에서 경멸을 하다가도, 아무도 자신의 그림을 보러 와주지 않은 팸에게 와주는 걸 보면서 인간미를, 자기가 짤렸다고 하니 이게 다 사람들이 나를 싫어하기 때문이야, 라고 혼잣말을 들으면서 느끼는 동정심까지 들게 하는 한마디로 말하면 그냥 웃긴 인간이다.
오피스 시즌7 시즌8 아쉬움
그런 그가 결국 하차를 하게 되는 시점이 바로 시즌7 후반이다. 오피스 시즌6 후반부터 좀 흔들리긴 했지만 마점장때문에 버텼던 시트콤이었는데 마점장이 하차하면서 그 자리를 메우지 못하는 캐릭터들이 들어왔다가 나가고 시즌8 중반까지 계속되니 프렌즈처럼 끝까지 볼 수 있는 미드가 안되나 싶었다.
마점장의 자리를 메꾸는 것에 제작진이 너무 신경을 써서 그런 것 같다. 오히려 기존에 있던 드와이트나 짐, 그리고 앤디까지 예전의 캐릭터와 맞지 않는 옷을 입히면서까지 보면 말이다.
오피스 시즌 피날레
그래도 시즌8 후반으로 가면서 마점장의 부재는 잊혀져갔고, 마점장에게 너무 가려있었던 캐릭터들을 불러내면서 다시 활기를 가지기 시작했고, 시즌9까지 순항할 수가 있었다. 그래도 좀 아쉬운 부분은 여전히 제작진이 점장이 없어진 자리를 메꾸려고 했다가 결국 앤디라는 재미있는 캐릭터를 망가뜨리게한 것은 너무나도 아쉬운 부분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시즌9는 드와이트와 안젤라, 짐과 팸, 에린과 피트라는 세 커플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잘 이어져나갔고 마지막 피날레는 프렌즈를 시즌10까지 다 보고 헛헛한 마음을 다시금 느끼게 해주면서 내 인생 최고 미드중에 프렌즈와 함께 2 TOP을 이루는 코미디 드라마로 자리메김해주었고, 아직까지 이 둘을 견줄만한 미드가 없다. 그래서 추천하는 재미있는 미드다.